드림, 손담비는 마스코트걸에 불과하다.
그녀에게 뛰어난 연기력을 기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무리 그녀가 애초의 꿈이 가수가 아닌 연기자라고 강변해도, 오랜 준비로 극의 중심축을 감당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인터뷰를 해봐도 손담비가 드라마 드림에서 맡은 역할이 무엇인지는 누구나 다 알 수 있어요. 그것은 그녀뿐만이 아니라 가수로서의 유명세를 타고 첫 출연작부터 과분한 비중의 역할을 감당한 이전의 선배들이 했던 것과 동일합니다. 그녀가 이 드라마에 나온다 라는 것만으로 이슈를 집중시키는 마스코드걸의 자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평가가 너무 박하다구요? 분명 지금까지 방송된 드림 1, 2화는 온전히 주진모의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중심축이 될 김범 역시도 병풍처럼 스쳐 지나갈 뿐 이였고 주진모 외에 가장 돋보였던 사람은 그와 치열한 갈등관계를 쌓아간 박상원이었어요. 빠른 호흡이긴 하지만 서서히 밑그림을 그려나가는데 불과한 드림에서 각 연기자의 위치와 능력을 파악하고 평가하는 것은 분명 성급한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손담비의 역할을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이 드라마의 전체 구도와 그녀를 위치시키는 의도가 너무나도 뻔하기 때문이에요. 이 드라마가 그녀에게 기대하는 것은 손담비의 발성이나 표현력, 캐릭터를 이해하고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아닌 그녀의 쭉빠진 몸매와 외모, 그리고 그녀만 나타나면 정신없이 기사를 토해내는 언론들의 괴이한 친절함이 전부입니다.
사전에 그녀의 극중 캐릭터라고 밝힌 털털하고 섹시한 여성상은 극중 내용 속에선 별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냥 주진모와의 관계 속에서 툭하면 툴툴거리고 삐딱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그것을 삐뚤어졌다고는 할 수 있지만 털털하다고 할 수는 없는 법이죠. 오히려 그녀가 나타나는 장면을 모두 몸매가 다 드러나고 땀으로 범벅된 체육관과 해변에서의 모습으로 채운 것이나 생뚱맞은 나이트클럽 댄스를 집어넣은 것은 제작진이 생각하는 그녀의 한계와 활용 방식을 잘 보여주는 것이죠. 그들이 필요로 했던 것은 연기자 손담비가 아닌 가요계 섹시가수 손담비라는 거예요.
물론, 이런 과정 속에서 조금씩 연기 경험을 쌓는 것도 좋습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출연 의도가 무엇이든, 자신의 어떤 모습에 초점을 맞춰서 활용하든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이 그 드라마와 역할을 통해 무엇을 얻어 가고 다음 단계를 위해서 어떻게 변해 갈 것인가의 문제겠죠. 하지만, 그녀는 드림을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극 중 긴장도가 점점 더 높아지는 선덕여왕과의 정면 대결에서 제작진의 초반 선택은 최여진과 손담비의 섹시 대결, 여성들의 마음을 흔드는 근육남들의 몸매자랑이었습니다. 좋게 말하면 여름에 특화된, 개인적으로는 눈요기에 불과한 접근방법이었죠. 굳이 극 전체를 보지 않고 스틸사진 몇 장으로도 대체가 가능한 전략이에요. 과언 이런 드라마에서 그녀는 이미지 소비 외에 얻을 수 있을게 있을까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낙에 그동안 이룬 성과보다 더 많은 관심과 격찬으로 끌어올려진 그녀이기에 이번 드라마 출연 역시도 그 결과나 내용과는 상관없이 끊임없이 대서특필되며 그녀의 또 다른 포장지로 사용되겠죠. 이미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구요. 앞으로 진행될 에프터스쿨과의 음반 활동과 맞물리면서 또 한번 연예 기사를 손담비의 도배 기사로 채울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거품 부풀리기 속에서 연기자 손담비는 매주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역량을 평가받고 가늠되어 질거에요. 그 정도면 괜찮다 싶은 것도 주위의 소란과 호들갑에 언젠가는 참을성의 경계를 넘어서 짜증으로 번질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그 거품에 휩싸여 아 정말 그러네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결국 하고 싶은 말은 그녀가 단순한 마스코트걸에서 벗어나 정말 그녀의 원래 꿈이었던 연기자로서 인정받기 위한 길은 단지 눈요기를 위한 구경거리와 언론 홍보로 둘러싸인 거품에서 벗어나 왜 자신이 그 드라마에 그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설득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지금의 그녀와 제작진들은 별로 그럴 마음이 없는 것 같네요. 이런 식의 소비되는 이미지, 쌓여가는 거품들로 만들어지는 스타들이 이젠 상식처럼 되어 버린 것이 짜증이 나서 하는 말이에요. 아마, 제가 손담비를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 없는 이유이자, 드림이 기대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런 제 생각을 좋은 연기와 내용으로 보기 좋게 깨버려 주었으면 좋겠지만, 지금으로 봐서는 별로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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